임세모 - [안녕하세모] 02.지구멸망이 좋겠다 (Remastered) (Official Music)
귀찮아 죽겠다. 아무 것도 하기 싫은데 집안일은 산 더미네
아무 것도 하기 싫다.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데 더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.
이불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었다. 구석에 또 거미가 집을 짓고 있었다.
‘거미 잡아야 되는데..’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집안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.
그저께 먹은 쌓여있는 설거지들, 겨우 겨우 널어놓은 빨래들, 꽉 찬 쓰레기통, 쌓여 있는 먼지들, 눈에 보이지 않는 집안일 들도 머리를 스쳐갔다.
‘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오늘은 아무 것도 안 해도 될 텐데’
[가사]
거미는 오늘도 열심히 집을 짓네
나는 오늘도 열심히 숨만 쉰다
지구는 지금도 열심히 돌고 있지
나는 오늘도 열심히 누워있다
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
쌓여있는 설거지를 안 해도 될 텐데
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
널려있는 빨래를 안개도 될 텐데
아아아아
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
거미는 언제나 열심히 집을 짓네
나는 오늘도 할 일을 또 미룬다
시계는 지금도 열심히 돌고 있지
나는 오늘도 아무것도 안 할래
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
꽉 차버린 쓰레기통 놔둬도 될 텐데
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
쌓여있는 먼지들도 놔둬도 될 텐데
아아아아
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
귀찮아 죽겠네
아 하기 싫어
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
냉장고에 상한 반찬 놔둬도 될 텐데
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
하수구에 머리카락 놔둬도 될 텐데
아아아아
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
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
죽어 있는 바퀴벌레 놔둬도 될 텐데
내일 당장 지구가 멸망하면
창 틀 사이 곰팡이도 놔둬도 될 텐데
아아아아
차라리 그랬으면
아아아아
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